지난 8.8일 광주 서구 영산강유역환경청에서
산하 각 국립공원 담당공무원(다도해 포함) 및 전문가,
동물보호단체(광주 캣맘협의회)의 참석 하에 국립공원 내
길고양이 관리에 관한 방법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가 있었습니다.
특별히, 어업에 종사하는 주민이 많은 다도해 지역에서
어민들이 생선을 건조한다든지 하는 과정에서
길고양이들로 인한 피해가 많다는 것과
담당 공무원들의 경우, 보호 조류나 다람쥐 등이
길고양이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다는 호소?가 많았습니다.
(참고로, 환경부 혹은 환경청에서는 들고양이로 부릅니다)
두 가지 민원의 경우, 이해를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나
우리 쪽의 입장과는 어쩔 수 없이 대치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설전이 오가기는 했지만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서 주민들의 민원을 줄이기 위해,
그렇지만 동물복지와 상충하지 않는 테두리 안에서,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법인 티엔알을 통한 개체 수 조절을
시도해보는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그리고 10월 초쯤 홍도가 그 첫 번 째로
티엔알을 진행하겠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목포에서 2시간30분)
기상 변화로 인한 출입의 불확실성, 포획 및 수술과 케어를 위한 환경,
그리고 주민들의 반응 등 여러 면에서 예측하기 힘든 부분들이 많아서
사실 걱정이 적지 않았으나 목포 다도해 해상사무소를 비롯한
홍도 탐방지원센터 담당 공무원분들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별다른 사고없이 무사히 티엔알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한 일은,
티엔알에 관한 경험이 없는 분들이 진행을 하시는 것을 감안해서
고양이의 습성 및 티엔알 진행 과정에 필요한 사항들을 알려드리고
준비를 잘 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는 것과
싫든 좋든 길고양이와 공존하는 삶을 살아야 할 수 밖에 없음을 설명하고
이후에도 예산을 충분히 확보해서
지속적으로 사업을 진행했으면 하는 바람을 피력하는 것 등이었습니다.
수술 부분에 있어서는 다행히, 광주에서 수의사 두 분께서 참여해주심으로써
가장 어렵게 생각했던 수의사팀 섭외가 어렵지 않게 이뤄져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원래 계획은, 우리 쪽에서 수술 이틀 전에 홍도에 들어가
포획을 하고, 수술을 마친 후에는 한 사람이 최소한 하루 정도는 머물면서
예후를 살피고 철수하는 것이었으나 일단 경비가 만만치 않고
각자의 일정 조정이 쉽지 않아서 고심하던 차에
포획은 그 쪽에서 할 수 있겠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좀 불안하기는 했지만 포획을 위한 준비를 세세히 일러드렸는데
매뉴얼대로 잘 하셔서 어렵지 않게 포획을 해놓으셨습니다.
그 분들로서는 처음 일인데다,
진행 과정에서 고양이들을 소홀히 다뤄서는 안된다는 부탁을
누누히 드렸기 때문에 부담감도 적지는 않으셨을 듯 합니다.
비록 열 마리 밖에 되지 않는, 상징적인 의미의 티엔알이지만
이제는 지난 날처럼 무작정 살처분하는 식의 해결책이 아닌
(홍도가 그랬다는 것은 아닙니다), 서로 공존하는
삶의 방식을 받아들이고 더 나은 방법을 모색하는데
뜻과 지혜를 모았으면 합니다.
또한 다른 섬이나 오지 등의 길고양이에 관한 문제를 논의함에 있어서
이번 홍도의 경우가 좋은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아래는 답사 및 수술 과정 등의 사진입니다.
답사 및 수술은, 모두 당일 홍도에 들어가서 일을 마치고 다시
나오는 것으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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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사
홍도탐방지원센터에서 센터장님(왼 쪽)으로부터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티엔알에 관한 설명을 드리고 하는 모습입니다.
길고양이들이 많이 모인다는 쓰레기 하치장입니다.
도시도 그렇지만, 섬도 역시 쓰레기 하치장에 길고양이들이 많이 모이더군요.
어쩔 수 없는 길고양이의 삶이기는 하지만, 또한 어쩔 수 없이 마음이 아팠습니다...
길고양이들이 이 곳에만 있는 것은 아니고 물론 다른 곳에도 있고, 먹이나 사료를 주시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실제로 저 곳에 쓰레기를 버리러 오신 어느 주민분은
대 여섯 마리의 길고양이에게 사료를 주고 계신다고 하더군요.. 도시와 다를 바 없는 듯 했습니다.
싫어서 민원을 넣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먹을 것을 주고 보살피는 사람들이 있고...
홍도측에서 구입한 통덫이 다섯 개, 우리측에서 플라스틱 통덫 여섯 개를 가져갔습니다.
총 열마리 티엔알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하나는 여분..
마침 쓰레기 하치장에서 몸에 쥐본드를 붙인 채 돌아다니는 삼색냥이를 발견하고 급히 센터에서
통덫 하나를 가져와 구조를 시도했으나 안타깝게도, 승선 시간이 다가오는데다
이후 다시 아이를 만날 수 없어서 구조는 실패했습니다..
부디 별 일 없이 살아남기를...
쓰레기 하치장 뒷 쪽에 있는 구조물을 의지 삼아 영역을 만들어 살아가고 있는 고양이 가족...
자묘도 있었는데 건강이 좋아 보이지는 않았어요..
그 자묘를 먹이기 위한 것인지, 어미가 금방 갖다 버린 쓰레기 봉투를 뒤져서 고기 한 점을 물고
급히 달려갑니다...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었겠지만
주워 먹을 고기 한 점이라도 버려주는 관광객이, 혹은 영업장의 주인이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쨌든 굶는 것보다는 나으니까요..
그렇지만,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들한테는 불편한 광경이었겠지요.
쓰레기 봉투를 찢는다고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좀 높은 바위 쪽으로도 고양이들이 다니고 있습니다.(금선어님과 소랑님)
쓰레기를 버리러 오신 주민 몇 분들과 얘기를 상당히 오랫동안 나눴는데
예상 외로 대부분 생각이 깨어 있으시고, 결코 도시 사람들에 뒤지는 사고방식을 가진 분들은 아니었습니다.
관광객들이 쉼없이 들고 나는 곳이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오히려 도시에서 막무가내인 분들보다는
이해의 폭이 넓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티엔알에 관해서도 상당한 관심을 갖고 계셨습니다.
조금은 위로가 되는 상황이었어요.
무작정 민원만 제기하는 주민들 뿐일 거라는 생각을 하고있었기 때문에...
물론 홍도 고양이 숫자가 주민들 숫자와 같다든가,
육지로 모두 데려가면 안되겠느냐는 얘기도 듣긴 했지만...
섬 고양이들을 동물보호단체가 육지로 모두 데려가면 안되겠느냐는 얘기는
사실 처음 듣는 얘기는 아닙니다..
답사를 마치고 떠나오기 전, 센터 사무실에 있던 사료 한 포를 가져와서 근처에 있던 고양이들을 위해
나누어 부어 주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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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획, 수술
포획을 위해 계속해서 사료를 놓아주시도록 말씀 드렸고, 센터장님과 직원분께서 사료를 놓고 계십니다.
(홍도탐방지원센터 제공 사진)
(홍도탐방지원센터 제공 사진)
센터장님이 무척 성실하고 신뢰할 만한 분이셔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여러 번 했습니다.
수술을 위해 광주를 출발하기 전 날, 열 마리가 포획되었음을 확인했습니다.
수술실로 준비된 방에서 수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대기실이 따로 있으면 고양이들이 스트레스를 덜 받겠지만, 수술 후 케어실도 따로 필요한지라
수술실 안에 대기하면서 수술이 진행되었습니다.
수의사님들과 스태프분들 깔끔하고 빠르게 잘해주셨어요. 담요는 우리가 주문해서 보낸 것인데
좀 작은 듯 해서 살짝 아쉬웠습니다..
수술 후, 회복실로 수액을 꽂고 와서 마취가 깰 때까지 수액을 맞는 모습니다.
수술실 선생님이 막 수술을 마친 냥이를 데려와서 맛사지하고 계시고..
저렇게 수액을 놓다가 마취가 깨는 듯 하면 바로 통덫 안으로 넣었어요..
마취가 깬 길냥이를 늦게 통덫 안으로 넣으려다가 놓쳐서 무척 힘들었던 기억이 있었는지라
제가 긴장을 많이 했었습니다..일종의 트라우마...
수액이 한 방울이라도 더 들어가야 좋다고 수의사님이 그러시더군요. 당연한 것이지만
그 말씀도 참 고마웠습니다..
숫냥이와 암냥이의 방사 시기가 다르므로 각 통덫에 암,수 표시를 한 명찰을 부착했습니다.
저렇게 수액을 맞는 동안, 몸을 더듬어서 붙어있는 진드기를 떼어주기도 했고요..
몸에 박혀있는 이빨과 머리까지 다 떼주면 좋겠지만 그렇게까지는 시간 여유가 안되는지라
몸통만 손으로 잡고 떼어 냈습니다. 진드기는 주로 목 부근에 많이 붙어있습니다..
마취가 잘 깨기 위해서는 보온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하셔서 막 통덫으로 넣은 아이를
옷으로 감싸준 모습입니다.
난방기를 하나 틀기는 했지만 방이 상당히 넓어서 온기가 그리 충분치는 못했어요.
사람들이 드나드느라 문이 열려있어서 그렇기도 했지만요..
수술을 다 마치고 이불로 덮어놓은 모습입니다. 하루 정도 지켜보고 떠나지 못함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케어할 동안, 통덫 안으로 음식을 공급하기 위한 소형 간식 그릇들도 준비해서 전달했어요.
얘들아, 마취 잘 깨고 부디 건강해라..
수술을 마치고 탐방지원센터에서 센터장님과 직원, 그리고 마을주민 한 분과...
케어 및 방사 시 주의점 등을 말씀드렸어요..
케어 매뉴얼은 숫냥이 48시간, 암냥이 72시간이지만
길고양이를 제대로 아는 분이 없는 곳에서
그렇게 케어하기가 무리일 듯 하고, 조금 앞당겨 방사해도 되겠다는 판단으로 하루씩 앞당겨
방사하시도록 했습니다.
오늘, 암냥이 방사까지 마무리하셨다고 합니다...일단은 다들 건강한 모습이었다고 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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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름 깔끔해 보이는 홍도 마켓의 고양이...
조금만 일찍 만났더라면 우리 달력의 한 컷을 장식할 수도 있었을 텐데..
나름 잘 얻어먹고 있는지 건강해 보여서 마음이 놓였습니다..
홍도의 치즈냥이... 이번 티엔알 한 냥이들 중 유독 치즈가 많았어요. 거의 치즈..
아름다운 홍도가, 길고양이와의 현명한 공존으로 마음으로부터 진정 축복하고 싶은 곳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마지 않습니다..
티엔알 원칙 중의 하나가, 중성화를 한 후에는 적정한 사료와 물을 공급해서 관리한다...인데
사실 그 부분은 기약이 없습니다. 그것까지 요구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에...
모쪼록 부디 잘 살아주기를 바랍니다..
낯선 일을 맡아서 성심성의껏 일을 진행해주신 다도해 서부사무소 이지희 선생님과 홍도탐방지원센터 도남관 센터장님,
목포에서 지원 나오셔서 수술 당일 큰 힘이 되어주신 김광수 주임님, 그리고 선뜻 어려운 일 나서서 해주신
수의사님들과 스태프 선생님들, 포획을 위한 보자기를 만들어주신 냥이정원님, 아쉽게도 우리가
포획을 하지 않아서 사용은 못했지만, 감사드리고 답사와 준비 등을 함께 해주신 금선어님과 소랑님 외
여러 회원님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직접 참여는 하지 않았지만 전심으로 응원해주신 우리 회원님들께도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